
옥상에 이탈리아풍 피자화덕을 만들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여러 공정이 지났습니다. 지난번에는 내부 내화벽돌을 쌓고 아치형 천장의 첫 번째 줄을 완성한 뒤, 모르타르가 충분히 양생되기를 기다렸는데요. 오늘은 그동안 만들어 놓은 구조를 바탕으로 나머지 아치 조적을 진행해 드디어 화덕 상부의 내부 내화벽돌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번에는 아치형 구조를 완성한 과정과 직접 고안한 간단한 거푸집, 그리고 화덕 전체를 감싸게 될 단열 구조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1. 충분한 양생 후 내화벽돌 아치형 구조 완성
지난번 작업에서는 화덕 내부의 내화벽돌을 일정 높이까지 쌓고, 아치형 천장의 첫 번째 줄만 조적한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조금만 더 욕심을 내면 그날 아치를 몇 줄 더 쌓을 수도 있었겠지만, 아직 모르타르가 굳지 않은 상태라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죠.
아치형 조적은 일반 벽체와 달리 벽돌이 곡선을 이루며 서로 맞물리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처음 쌓는 부분의 위치와 형태가 중요하고, 작업 중에는 거푸집이 벽돌의 무게를 안정적으로 받쳐주어야 하는데요.
저는 화덕의 뒤쪽에서 앞쪽으로 아치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는 가장 안쪽에 첫 번째 아치 한 줄을 먼저 완성하고 충분히 양생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이 첫 번째 아치는 앞으로 이어질 아치의 곡선과 위치를 맞추는 기준이 됩니다. 마치 건물의 기둥이나 보처럼 다음 작업을 지지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죠.
며칠이 지난 오늘, 먼저 쌓아 놓은 내화벽돌과 모르타르가 충분히 굳었는지 확인한 뒤 나머지 아치 조적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아치의 곡선을 기준으로 벽돌을 하나씩 맞춰 나가니 처음보다 작업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그렇게 뒤쪽에서 앞쪽으로 차근차근 조적을 이어간 끝에 드디어 내부 아치 전체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먼저 쌓은 아치가 양생되었다고 해서 새로운 벽돌의 하중까지 안전하게 지탱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치의 안정성은 벽돌의 맞물림과 양쪽 지지벽, 거푸집의 지지 능력에 달려 있죠. 이번 작업을 통해 서두르지 않고 한 공정씩 완성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2. 5mm 합판과 3cm 다리끼로 완성한 아치형 거푸집
이번 아치 조적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제가 직접 구상한 간단한 거푸집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치형 구조물을 만들려면 곡선에 맞춘 별도의 틀이 필요한데요. 저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5mm 두께의 합판과 가로세로 3cm 크기의 다리끼를 이용했습니다.
먼저 합판을 화덕 내부 크기에 맞춰 적당한 길이로 잘랐습니다. 그리고 합판을 물에 충분히 적셔 부드럽게 휘어질 수 있도록 준비했죠.
이렇게 준비한 합판을 이미 조적해 놓은 화덕 내부의 왼쪽 벽체에서 오른쪽 벽체 방향으로 둥글게 휘어 넣었습니다. 양쪽 끝을 벽체 사이에 살짝 끼워 넣으니 제가 구상했던 아치형 곡선이 만들어지더군요.
그다음에는 합판 아래쪽에 다리끼를 배치했습니다. 지난번 작업 사진에서 보셨듯이 각목의 위치와 기울기를 조절해 합판을 받쳐주는 방식인데요.
특히 적은 수의 각목으로도 하중을 효과적으로 지탱할 수 있도록 받침 위치와 각도를 세심하게 맞췄습니다. 실제로 첫 번째 아치를 쌓았을 때 합판이 눈에 띄게 처지거나 흔들리지 않아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거푸집 위에 내화벽돌을 하나씩 올리고 모르타르로 고정하면서 아치의 곡선을 이어 나갔습니다. 복잡한 장비 없이 준비한 재료를 활용해 원하는 형태를 만들어 간다는 점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작업 중 안정적으로 버텼다는 사실만으로 거푸집의 구조적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실제 조적 과정에서는 벽돌의 무게를 충분히 지탱하면서도 흔들림이나 처짐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직접 구상한 간단한 받침 구조가 이번 작업에서 기대했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죠.
그렇게 직접 만든 거푸집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내화벽돌 아치 조적을 완성했습니다.
3. 내화벽돌을 5cm 유리섬유로 감싸는 피자화덕 단열 구조
이번에 완성한 피자화덕의 내부는 단순히 내화벽돌만 쌓아 만든 구조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단열층까지 고려해 설계했는데요.
앞선 작업에서도 소개했듯이 내화벽돌 아래에는 두께 5cm의 유리섬유 단열재를 먼저 깔았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내화벽돌로 바닥을 만들고 좌우 벽체와 아치형 천장을 차례로 조적했죠.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내화벽돌이 놓인 바닥보다 유리섬유가 사방으로 약 5cm씩 더 돌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단열재를 여유 있게 남겨 놓은 것은 나중에 내부 내화벽돌을 감싸는 단열층을 연결하기 위해서입니다. 내부 벽체와 외부 벽체 사이에 5cm 두께의 단열재가 들어갈 공간을 미리 확보해 놓은 것이죠.
앞으로는 완성된 내화벽돌의 좌우 벽체와 뒤쪽, 아치형 천장 바깥쪽까지 단열재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그 바깥에는 일반 벽돌을 이용해 화덕의 외벽을 쌓게 됩니다.
결국 내부는 내화벽돌, 중간은 단열재, 외부는 일반 벽돌로 이루어진 복합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를 계획한 이유는 장작불로 가열된 내부의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고, 내화벽돌에 열이 축적되어 조리 온도를 오래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처럼 화덕 내부의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단열 구조 하나하나에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는데요. 이렇게 완성된 피자화덕이 열손실을 최소화하고 내부의 열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뛰어난 단열 효과와 열효율을 발휘해 줄 것으로 기대했죠.
이제 내부 내화벽돌 조적을 마쳤으니 다음에는 단열층과 외부 벽체를 만들어 갈 차례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머릿속으로만 그렸던 이탈리아풍 피자화덕이 조금씩 제 모습을 갖춰가는 것을 보니 그동안의 수고가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참고,
직접 촬영한 피자화덕 제작 현장 영상
옥상 피자화덕을 만드는 과정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입니다. 내화벽돌 아치형 조적 완성의 모습, 본문에 소개한 실제 작업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개의 파일이 있습니다.